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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후 우울증, 엄마 자격이 없는 나쁜 사람일까요?

엄청난 산고 끝에 아기를 출산한다는 거 여자에서 엄마로 태어나는 순간은 내가 책임지고 품어야 하는 소중한 생명이

태어나는 순간이기도 하지만, 막연한 두려움과 마주하는 긴 레이스가 시작되는 순간이기도 합니다.

사람들은 마치 준비된 엄마가 아이를 맞이한 것처럼 이리저리 "엄마스러움" 을 부산스럽게 요구하기 시작합니다.

모유먹이는 것부터 기저귀 갈기, 목욕시키는 것 까지 진짜 멘붕의 연속은 이제 시작인데 말입니다.

 

산후에는 호르몬도 불안정하여 출산 직후 2,3일 간은 기분을 매우 좋게 만드는 호르몬의 분비가 많아져,

마치 내가 대단한 일을 이루어 낸 거 같이 기쁘다가도 출산 후 1,2주일 안에는 누구나 가벼운 우울증상을 겪게 됩니다.

 

산후조리하는 동안 가족의 보살핌이 필요하다는 게 의학적으로도 증명되는 셈인데요.

가족이라는 형태 자체가 변하고 새로운 역할이 생겨나는 것이 어찌 쉬울수만 있겠어요. 적응기간도 필요하구요.

 

그런데 산후에 1,2개월 이상이 지나도 우울한 감정이 사라지지 않는다면 산후우울증을 의심해 보아야 합니다..

어느정도는 당연히 적응과정에서 우울해질 수 있지만, 그 정도가 지나치면 그저 방치해서는 안된다는 말입니다.

 

이름만 엄마일 뿐, 어떻게 아기를 키우고 달래고 먹이는 건지 난 하나도 모르겠는데 아이는 시도때도 없이 보살핌을 요구하고,

모든 생활이 틀어져 밤에도 잠을 못자 일상생활도 엉망인데 거울 속엔 누구인지 모를 낯선 여자가 퀭한 얼굴을 하고 있는

"거울속의 저 여자 누구신가, 설마 난가............"  엄마들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만한 일일 거예요.

 

 

엄마노릇을 누군가 가르쳐 주는 사람도 없는데, 그래서 인터넷 정보에 의지도 해보고 혼란에 겨워

아이를 어찌 키워야 할지 잘 모른다고 하면 나의 무지가 들통날까 함부로 모른다고 말도 못하고, 스트레스가 쌓여 갑니다.

 

아무리 아기아빠가 도와주더라도 서툴기는 마찬가지이고요.

요즘 뉴스에 부쩍 보도되는 산후우울증과 연관된 영아 유기, 살해 사건들이 늘어나는 건 단순 우연의 일치는 아닌 거 같습니다..

 

예전엔 대가족이 살면서 소위 경험많은 "어른" 이라는 사람들이 항상 집에 있었고, 

그들의 경험에 의존하며 부모로서 성장할 수 있는 유예기간이 있었다고 할 수 있는데

요즘은 너무나 다 핵가족화 된 현실에서 자연스럽게 아이를 예뻐하고 기다려줄 줄 아는 지혜를 배울 시간이 없이,

본 게임이 시작되는 느낌이라고 할까요?

그러다 보니 배울 수 있는 곳은 책이나 인터넷 검색으로 한정되고 육아는 남들의 공식대로만 이루어지지 않기 때문에

더많은 혼란과 역할 갈등을 가져오게 됩니다.

 

산후우울증이 정말 위험한 이유는

 

한창 아이와 유대관계를 맺고 "애착"을 형성해야 할 시기에 안정적인 육아환경을 유지하지 못한다는 것에 있습니다.

애착은 주양육자에게 가지는 정서적인 유대감인데요.

아기들은 안정적으로 보호받고 자신의 욕구를 채워주는 보호자를 통해 세상을 배우기 시작합니다.

나와 함께 눈을 맞추어 주고 배고플 때 먹을 것을 주고 생활패턴을 안정적으로 만들어주는 것은 물론,

눈을 맞추어주고 말을 걸어주고 조그만 몸짓에도 호의적으로 반응해주는 주 양육자를 통해서

아이들은 자기들을 이해하고 세상과 소통을 시작하기 때문이지요.

 

그런데 주양육자인 엄마가 우울하면, 반응이 늦고, 대처가 일관적이지 못해 아이에게 혼란을 줄 수 있습니다.

산후우울증은 주로 감정조절이 힘들고 수시로 눈물이 나는 증상을 동반하기 때문에,

아이에게 적합한 반응을 보이는 데 혼란을 줄 수 있거든요.

 

그래서 적절한 개입과 치료가 필수적입니다.

산후우울증의 기간과 정도가 오래 될 수록 가족, 아이들에게 좋은 영향을 미칠 수 없는 것은 물론이구요.

 

요즘은 여성들도 활발한 사회진출과 자아실현을 위주로 살아왔기 때문에 희생을 강요당하는 듯한 분위기,

자신의 모습이 사라져 가는 것 같은 느낌이 산후우울증의 정도를 악화시킬 수도 있습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엄마로서 혼란을 겪는 것은 당연하다고 이해해주고 정서적 지원을 아끼지 않는 것입니다.

누구나 처음으로 엄마가 되는 것은 쉽지 않고, 처음으로 두 아이의 엄마가 되는 것도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함부로 개입하거나 평가하지 말아야 합니다. 처음부터 잘하는 사람은 없으니까요.

잠깐이라도 엄마 개인의 시간을 허용해주고 함께 하는 육아를 실천해 주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산후우울증에는 가족과 지지가 그 무엇보다 중요하지만, 산후우울의 기간과 정도에 따라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한 경우도 많습니다.

무조건 시간이 지나면 괜찮아진다. 유난떤다. 비난할 일이 아니라 혼자 해결할 수 없을 정도에 이르렀을 때에는

반드시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하다! 는 것입니다.

 

함께 하면 힘든 길도 수월할 수 있는 것처럼 혼자 해결하기 힘든 육아의 고충과 감정적인 어려움을 함께 하는 것은

엄마로서 부적합하거나 모자라는 일이 아닙니다.

오히려 아이에게 가는 악영향을 방관하고 모른척 하는 것이 부모로서 성숙하지 못한 행동이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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